일상 이야기

새섬으로써의 한 학기 (2)

[감자] 2024. 7. 27. 18:58

걱정은 무색하게도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애기들은 잘 노는거 같았다. 개강 첫날부터 평봉에서 노래부르며 놀았다.

이제 고학번이라고 불릴 학번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전공 6개에 교양 1개 때려 박아본적도 있었고, 시험기간에 멘탈이 터져버린적도 있었다.
몸이 두개여도 부족한 순간은 많았다.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1주차가 더 바빴다.

 

시작부터 과제 생겼고 이번주에 퀴즈가 생겼다.
새섬을 하기전 선배들이 해줬던 말들이 떠올랐다.

"학기 도중 가장 푹 쉰 날이 무리하다 쓰러져서 링거 맞으며 쉴 때야"
"14.5만 듣는게 너한테 유익해"

반쯤 흘렸다. 자신감에 담겼다.
나라는 우산이 적어도 4명을 더 덮을 수 있을거라고 느꼈다.
만족스러운 파트너와 교수님, 주변에서 도와주겠다는 말들,
개강 전에 준비된 MT장소와 팀장, 잘 어울리는 새내기 시작이 좋았다.

 

먼저 1주차에 힘들었던 것들은 해야할 일 자체가 많았다.
학회 부학회장으로써, 면접 준비, MT 준비, 아니 그냥 학회를 갈아 엎었었다.
새섬으로써 1주차 팀모임이 곧 팀의 분위기라는걸 알기에, 1시간 15분 알차게 쓰려고 노력했다.
엠준위 다들 안하려고 하는거 안다. 그렇기에 같이 했다.

금요일에 MT를 가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면접을 봤다.
내가 필요로 하는 공부를 못했다. 퀴즈 준비도 제대로 못했다. 1주차부터 매일 밤을 샌다.
알고 있었다. 내가 이걸 다 소화하지는 못한다는걸, 그렇게 2주차 월요일 선형대수학을 드랍했다.

 

한 과목을 드랍하고 꿀 교양을 넣었다.
크게 바뀐건 없었다. 못할 시간표에서, 버틸 수 있을거 같은 시간표로 바뀌었을 뿐.
전자회로는 매 수업 과제가 나왔다.
반도체소자는 매주 퀴즈를 봤다.
실험 과목은 적어도 하루를 밤새야 끝냈다.
통신이론과 OS도 매우 많은 공부량을 요구했다.

 

당연히 새내기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팀 사람들과 노는 것도 쉽지 않았다. 기숙사는 자는 곳이 되었다.
익숙했다. 그저 새내기들을 생각하며 버텼다.
놀기 위해 밤을 며칠 샜기도 했고, 소혜는 나한테 더 새내기들과 시간을 써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 내가 부족하기에 이런거라고 생각했다.

 

회로이론 TA를 하면서 교수님과 트러블이 생겼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생겼다.

1주차부터 팀 MT 무대를 준비하면서 새내기들끼리 트러블이 생겼다.

새내기들 사이에 새섬 중파를 준비하면서 트러블이 더 생겼다.

종결도 안난 상태로 그저 덮여있었고, 서로 감정의 골은 깊어져 갔다.

팀 사람과 새내기와 문제가 생겼다.

새섬과 팀사람과도 문제가 생겼다.

새내기가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한다.

새내기가 다른 새내기에게 욕을 했다.

새내기들의 생활 패턴이 전부 망가져 간다.

새내기가 " *** " 빼고 새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새내기가 우리 새새에 만족을 못하는 것 같다.

우리끼리 만나는 시간은 갈수록 줄어만 간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그저 덮어 간다.

골은 커져만 간다.

새내기는 상담을 필요로 한다.

공부량 또한 늘어만 난다.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전부 무너지는걸 알기에

욕을 삼킨다.

버틴다.

내가 해야할 일을 한다.

그렇게 중간고사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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